최근 개인적으로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미디어 플랫폼 기업이 있다. 그 이름은 바로 서브스택(Substack). 2017년에 창업한 이 기업은 이메일 뉴스레터를 손쉽게 보내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물론 이전에서 뉴스레터 발송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다수 존재했지만, 서브스택의 특징은 유료 뉴스레터 구독 계정을 관리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즉, 이메일로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역량만 있다면, 누구나 서브스택을 통해 유료 구독자를 모집하는 비즈니스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2021년 2월 기준 서브스택의 유료 구독계정은 5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저널리즘 분야의 베테랑이다.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인터넷 시장에서 "진짜" 콘텐츠를 큐레이션할 수 있는 베테랑 저널리스트들이 뉴스레터로 수익 실현을 입증했고, 덕분에 서브스택은 점차 대안적인 뉴스 미디어 플랫폼(마치 팟캐스트 초기 모습처럼)으로 진화해 왔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동안 락다운 상태에 있던 많은 뉴스 소비자들이 서브스택을 애용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더 많은 뉴스 창작자들이 서브스택의 생태계 안으로 들어왔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인기 있었던 테크크런치, 벤처비트 등의 언론매체에서 다수의 저널리스트들이 서브스택으로 옮겨간 게 확인된다. 물론 이는 밀레니얼들이 가치 있는 콘텐츠에 지갑을 여는 게 익숙하다는 점과도 큰 연관이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서브스택이 최근 한 단계 더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년 6월 9일, 주요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서브스택이 미국의 만화 스토리 작가 닉 스펜서(Nick Spencer)를 고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닉 스펜서는 마블(Marvel)이나 DC코믹스류의 슈퍼 히어로물을 전문적으로 창작해 온 작가이다. 특히 그는 최근까지 마블의 인기 만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시리즈의 작가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된다.
서브스택이 닉 스펜서를 고용한 이유는 뻔하다. 앞으로 유료 구독형 뉴스레터로 만화를 판매하겠다는 의도다. 물론 이에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은 바로 실력있는 만화작가를 서브스택 생태계로 들어오게 만드는 것이다. 닉 스펜서는 이러한 만화작가들을 위한 서브스택의 홍보대사로 역할하리라는 예상이다.
아마도 닉 스펜서들을 따라 서브스택의 생태계로 진입하는 만화작가들은 일정 고료를 선급금 개념으로 지급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서브스택은 베테랑 저널리스트들에게 선급금을 지급한 사례가 있다.
일단 현재까지 서브스택이 만화작가들을 생태계로 유입시킬 동인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선급금 외에도 검열 없는 자유로운 창작 환경을 보장하고, 거기다가 지적재산권을 출판사에게 넘겨줄 필요가 없다는 게 만화작가들에게는 매력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회사에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명 a16z라 불리는 이 VC는 미디어 영역에서 많은 투자 이력을 가지고 있다. 몇 달 전 각광받았던 클럽하우스(Clubhouse) 역시 a16z가 투자한 대표 스타트업이었다. 이 사실만으로도 서브스택이 새로운 미디어 유통 채널로서 상당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나온다.
하지만 뉴스레터로 만화를 소비한다는 개념은 아직 생소한다. 즉, 서브스택의 이러한 시도가 단순히 실험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만약 성공한다면???
투자 아이디어:
서브스택이 만화 영역으로 저변 확대에 성공한다면...
나는 국내 기업 중 웹툰/웹소설 IP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 투자할 것이다. 뉴스레터로 만화를 보는 문화가 미국 내 정착하게 될 경우, 결국 서브스택은 콘텐츠 기근에 허덕일 수 밖에 없다. 뉴스레터라는 건 애당초 일정주기를 가지고 꾸준히 메일링되어야 하는 서비스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웹툰들이 서브스택에 거래되는 미래상을 그려볼 수 있다. 특히 국내 웹툰은 PC/모바일에서의 감상에 최적화되어 있어 약간의 번역 작업만 거치면 바로 서브스택에서 서비스될 수 있을 정도다. 2021년 7월 현재 국내 웹툰 관련 대표 종목은 다음 5가지다.
- 카카오
- 네이버
- 미스터블루
- 디앤씨미디어
- 대원미디어
최근 작성한 글
2021.07.11 - [Trend Note/Tech] - 맥킨지가 내다본 향후 10년 동안 가장 중요한 메가트렌드
2021.07.11 - [Trend Note/Tech] - 요가복 브랜드 룰루레몬이 앞으로 노리는 것?
2021.07.11 - [Trend Note/Game Biz.] - 게임 명가 EA,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 플레이데믹 인수
2021.07.11 - [Trend Note/Commerce] - 쇼피파이(Shopify), 미디어 사업자 버즈피드와 제휴하다?
2021.07.11 - [Trend Note/Commerce] - 미국 식료품 주문배달 서비스로 보는 "리테일 미디어" 트렌드
2021.07.06 - [Trend Note/Commerce] - 패스트패션의 최극단...실시간 리테일 추구하는 중국 쉬인(SHEIN)
2021.07.06 - [Trend Note/Tech] - 웨이모(Waymo), 조용한 듯 조용하지 않은...
2021.07.06 - [Trend Note/Tech] - 바이트댄스(Bytedance), 인공지능 기술을 팔기 시작했다?
2021.07.06 - [Trend Note/Media] - 구독경제 이끄는 다크호스 "서브스택(Substack)", 만화로 사업 확장 중
'Trend Note > Med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스레터, 크리에이터 경제의 아이콘...페북, 트위터까지 참전한 경쟁 무대 (0) | 2021.07.13 |
---|---|
틱톡,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틱톡으로 이력서 보내는 사람들 생겨 (0) | 2021.07.12 |
아마존의 무인 체크아웃 기술, 3월 중 미국 공항 내 서드파티 소매업체에 적용될 방침 (0) | 2020.03.12 |
디즈니 플러스, 이탈리아 통신사와 제휴 발표 (0) | 2020.03.07 |
퀴비, 캐나다 통신사와 제휴 발표 (0) | 2020.03.07 |